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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마비

이슈모와 2021. 3. 25. 17:28

수에즈 운하 마비 3일째 입니다. 통항 재개에 몇 주가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막혀 사흘째 국제 해상 물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경 2만 TEU(1TEU는 20ft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가 홍해를 지나 북쪽으로 수에즈운하를 지나다 통제력을 잃고 운하를 막았습니다. 길이(LOA)가 400m에 달하는 에버기븐호는 폭이 280여 m에 이르는 운하를 비스듬히 가로질러 뱃머리가 한쪽 제방까지 도달했습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선체를 수로 방향으로 꼿꼿이 세워 다른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예인선을 보내고 한쪽에서는 잡아당긴 채 다른 한쪽에서는 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 선박의 규모가 커 일부가 모래사장에 묻혀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SCA는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 때에 맞춰 준설선을 동원해 선체 아래의 모래를 퍼내 배를 띄우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24일 오후 선체 일부를 다시 띄웠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예인작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컨테이너를 하역해 배의 무게를 줄여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고 보도했습니다. 컨테이너를 하역해야 할 경우 크레인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통항이 몇 주 동안 중단될 것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2016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수에즈 운하에서 일어나 이틀 동안의 통항이 중지되었습니다.

당시 사고 선박은 에버기븐호의 절반 크기였습니다. 수에즈운하에서는 2004년, 2016년, 2017년 선박 사고로 통항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사고 선박이 초대형이었던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통항 재개에 몇 주가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랜지스 라자는 "이런 사고는 전대미문"이라며 "선박 정체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고, 국제시장 일정도 차례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해운분석업체 빔코의 피터 샌드 수석전문가는 2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통항이 재개되면 늦은 일정에 맞추기 위해 선박들이 경쟁을 벌이게 돼 도착항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고 우려했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국제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1만9000여 척, 하루 평균 51척이 운하를 통과해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담당했습니다" 이 운하가 막히면 상품뿐 아니라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에도 차질을 빚게 됩니다. 통항이 사흘째 접어들면서 운하 양쪽에 정체된 선박은 185척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했습니다. WSJ는 "선사들은 통항이 빨리 재개되더라도 며칠간 사고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며 "가뜩이나 까다로운 국제 공급망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미 부족한 자동차와 컴퓨터 제조업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이번 수에즈운하 마비로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에 선박들의 금전적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류저널 로이드의 자미르 사예그 베이루트 지사장은 수에즈운하로 항행이 지연되면 선주들은 하루에 약 6만달러(약 7000만원), 즉 한 시간에 3000~4000달러(약 7000만원)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버기븐호를 예인하는 작업이 더 길어지면 컨테이너를 내려 중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수주가 걸릴 수 있습니다며 물류회사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오는 항로를 선택해야 할지를 놓고 어려운 계산을 해야 합니다고 전했습니다.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선박 전문가들은 좁은 수로를 지날 때 큰 배일수록 강풍으로 통제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로를 지날 때 함미가 제방 쪽으로 쏠리는 '안벽 효과(bank effect)' 때문에 에버기븐호가 똑바로 나아가지 못하고 옆으로 기울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화물선 규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수에즈운하를 비롯해 파나마운하,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 등 좁은 수로에서 유사한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 물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10년간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배로 커졌습니다. 이번처럼 운항 정지 사고 때 다른 배로 이동시키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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